노가다 수다

노가다를 하면서 드는 생각. 숙식 노가다 후기.

완전노린이 2024. 2. 26. 12:23

이전엔 꽤나 안정적인 직장에 다녔다.

잦은 부상과 과한 업무로 경도의 우울증이 생겨 그만두게 되었다.

좀 쉬다가 전공을 살리면 분명 다시 안정적인 직장에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이 필요했다.

요즘은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하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동안 먹고살 돈이 필요하다.

나는 적은 월급을 계속 저축해서 모았기에 버틸 수 있긴 했다.

하지만 이 돈은 가족들의 미래를 위한 돈이라 막 쓸 수 없었다.

돈은 벌어야 하는데, 많은 돈을 벌 기술을 배울 시간도 여유도 실질적으론 없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노가다.

처음엔 막연했다. 그냥 돈만 많이 받으면 되지, 군생활도 해봤는데 숙식이야 뭐 그냥 같이 자면 되지 생각했다.

그리고 추가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서 꼭 노가다 기술을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런저런 현장을 거치고 지금은 재미있는 팀과 함께 일하고 있다.

아직 몇 주 되지 않았지만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ㅡ가족, 지인, 친구 모두가 반대하니 마음이 흔들린다.
ㅡ언젠간 분명 한 군데라도 다칠 수밖에 없는 일인 것 같다.
ㅡ초보이기 때문에 주변의 안 좋은 말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깎여서 심적으로 힘들다.
ㅡ누군가와 같이 사는 건 역시 쉽지 않다.
ㅡ주 6일 근무는 역시 빡세긴 하구나.
ㅡ슬슬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 일을 빨리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까??
ㅡ일자리가 지속적이지 않다.
ㅡ기상에 따라 월급이 들쭉날쭉

ㅡ어느 날 숙소에 혼자 있다가 가족, 여자친구와 통화하면 괜히 눈물이 난다.

하지만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 어찌 됐든 1억은 벌고 나가야 한다.


나는 2, 3년 빡세게 해서 30대 중반이 될 즈음 1억을 모으고 싶다.

부모님이 쉬시고 싶을 때 쉴 수 있도록, 동생이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돈을 벌고 싶다.

다른 일을 새로 시작함에 있어서 장애물이 많다는 것은 핑계일지 모르나, 힘든 것은 사실일 것 같다.

20대, 30대 사람들 중에 노가다를 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적은 지는 모르지만, 다들 각자의 중요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노가다를 뛰는 모두를 응원한다.

노가다가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엄청 어렵진 않지만, 역시 쉽지도 않다.

모두들 화이팅이다.

꼭 모두들 성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