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편견에 대한 노린이 생각.

노린이 7개월 차 지나간 현장만 10개 가까이.

숙식 노가다 중이고, 꽤 많은 사람을 만나봤다.

노가다를 시작하려고 할 때 인터넷에 많이 나돌고 있는 편견이 있다.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 경험이 전부일 순 없지만 실제 노가다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편견들에 대해 나도 엄청 검색해 봤었던 내용들이다.


1. 다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기술 안 알려준다.

실제 현장에 가면 흔히 말하는 '꼰대'아저씨들이 있다. 생각보단 많진 않다. 하지만 분명히 있는 이 아저씨들은 열심히 하는 자에게 아낌없이 알려준다.

왜냐.

부사수가 잘 알아야 사수가 일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진짜 좋은 사람이어서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위의 이유가 더 크다.


2. 담배 엄청 피운다.

이건 맞다. 아직도 현장엔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90프로는 담배를 피운다.

같이 쉴 때 간접흡연 장난 아님^^

멀찌감치 떨어져 있길 바란다.


3. 위험하고 더럽고 빡세다.

위의 세 박자가 다 갖춰진 현장은 그렇게 많지 않다.

생각보다 시공해야 할 것의 난이도가 높지 않으면 꿀 빨면서 하는 경우도 있다.

더러운 건.. 노가다 현장은 기본적으로 먼지는 함께 한다.
건물이 만들어지고 나서도 쓰레기와 먼지가 넘쳐나는데 만드는 단계라면 뭐...

위험한 건. 어떤 현장이든 무조건 위험하다.

높아서, 머리에 부딪히는 것들이 많아서, 뾰족한 것들이 많아서, 사용하는 공구가 위험해서 등 모든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4. 노가다판은 꼰대 천국이다.

이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분명히 꼰대는 존재한다. 하지만 아닌 사람이 훨씬 많고 좋은 사람도 많다. 다들 즐겁게 일한다.


5. 노가다를 시작하면 거의 목돈을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

이건 잔업, 야간(2시간 더 일하면 반나절, 여기서 2시간 더 일하면 총 하루치 급여를 더 준다.)이 있고, 쉬는 날이 거의 없는 현장일 때만 가능하다.

요즘 건설현장이 많이 줄어들고 있고, 외부 작업 시에는 비가 오면 작업을 못해서 일당을 못 채울 때도 많다.

그래도 암만 일 없어도 초보, 조공 기준으로 달 평균 300초중반은 꾸준하게 가져간다.

숙소비, 아점저 모든 식비를 다 대주니 추가로 돈을 더 버는 셈이다.


6. 술 술 술 맨날 술이야~

맞다. 내가 속해있는 팀도 그렇고 다른 반장님들도 그렇고 내가 봐왔던 대부분의 반장님들은 끝나고 술을 마신다.

하지만 절대 강요하진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반년 동안 만난 수십 명의 반장님들은 강요하지 않았다.


7. 노가다 반장님들은 성격이 더럽다.


이건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 노가다를 하다 보면 정말 좋은 사람도 화를 낸다.

시공을 하다 보면 1~2미리 차이로 파이프가 잘 안 껴지거나, 현장 소장이 처음에 알려준 대로 시공했는데 나중에 뜯고 다시 하라거나..

갑자기 강제로 이 날 일정 있으니 강제로 쉬라고 통보한다거나, 누가 자제나 공구를 훔쳐가서 일을 제대로 못할 때나 등등 너무 화낼 이유가 많은 현장이다.

무거운 철과 위험한 공구로 작업하기에 뭐 하나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화가 난다.

항상 운전하다가 옆차가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가 노가다판에서 많이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쉽다.

성격이 드러운 게 아니라, 일하는 환경이 사람 성격을 망치는 것이다.

다들 일 끝나면 엄청 서글서글 친절한 아저씨들이다.


8. 유흥을 많이 즐긴다.

노가다를 하는 사람 중에는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즉 돈이 넉넉하진 않다는 것.

거의 술값으로 다 쓰시고 여자를 부른다거나 하는 등의 유흥은 하지 않는다.

아주 가끔은 있다는 소문을 듣긴 했는데 난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