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숙식노가다를 한 지 2개월이 지나고 3개월 차가 되었다.
처음 시작하기 전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고
시작했을 땐 처음 겪는 일들과 막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존감에도 많은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 하루하루 웃으며 일하고 있다.
노가다의 하루는 대충 7시 30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5시 30분쯤 기상하여 씻고, 아침을 먹으며 부지런한 출발이 필요하다.
7시쯤 반장님들이 다 같이 모여 전달사항을 전파하고 몸풀기 체조를 하는 등의 TBM이 진행. 이후 본격적인 일이 시작된다.

전에 있던 현장은 15층 높이의 건물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트러스 걸고 판도 박았다.
이번에는 원형계단을 만드는 곳이다.
여기서 한 일은 진짜(?) 금속 조공이 하는 일이었다.
- 사이즈에 맞는 자재 찾기
- 파이프 나르기 및 자르기
(이때 치수가 정확해야 한다. 1m씩 누적돼서 어긋나면 나중 가서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
- 공구 나르기
- 함마드릴로 구멍 내서 앙카 박고 임팩으로 나사 조이기
- 용접(초보라 간단한 용접)
- 기타 필요한 잡일
등

위층에서 용접할 때 불똥이 떨어진다고 방지포를 깔았다.
현장마다 안전관리자가 무조건 있는데 감시가 심한 곳도 있고 여유로운 곳도 있다.
감시가 심할수록 일은 당연히(?) 안전해지지만 일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계단을 만들진 않고 기공 행님들이 옆에서 만드는 걸 거들고 있다.
처음엔 언제 다 만드나... 이러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챱챱 만드시더니

시간이 지나자 붉은 파이프의 숲과 함께 계단의 층수가 꽤 많이 올라갔다.

파이프를 커터기로 아래서도 자르고

위에서도 그라인더로 열심히 자르며 알찬 데모도 생활을 보냈다. 아무래도 철이 많다 보니 무겁고 위험하다. 실제로 하면서 많이 다치기도 했다.
특히 정강이랑 무릎, 허벅지 쪽에 이리저리 긁히고 찍힌 상처가 많다.
그라인더나 커터기로 파이프를 자를 때 튀는 불똥, 용접 시 떨어지는 불똥으로 인해 손등 위에 작은 화상자국이 늘어간다.
이래저래 열심히 나르고, 썰고, 다치고 하다 보면
"담배 한 대 피자~" 소리가 들리고 흡연자 비흡연자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떤다.
난 비흡연자이지만 쉴 때는 최대한 담배연기를 피해 앉으며 같이 수다를 떤다.
이후에는 커피 한 잔 딱 마시고 다시 일에 투입
그러다 보면 또 점심시간이 찾아온다.
대충 현장마다 11시 30~40분쯤 먹는 것 같다.
점심시간은 총 1시간 ~ 1시간 30분으로 현장마다 다르다.

이건 이전 현장의 점심이고

이건 계단 현장의 점심이다.
랜덤 하게 사진을 뽑아왔기에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은 못 한다.
그래도 난 둘 다 만족했다.
현장마다 맛이 천차만별이다. 맛없는 곳은 진짜 맛없다.
점심은 이렇게 밥을 주는 곳이 있고 돈으로 주는 곳이 있는데 난 아직 돈으로 받아보진 못했다.
밥 먹고 낮잠 때리고 다시 현장에 투입
또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흘러 16시 30분 퇴근시간이 찾아온다.
잠시 빼먹었는데 출근 시, 퇴근 시에는 건설올패스 카드를 찍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일을 했다는 증거도 남고 퇴직금도 쌓인다. 소문으론 6천 원 내외로 쌓인다는 것 같다.
퇴근 시 다 같이
"내일 보자!!"
"내일 뵐게요!!" 하며 힘차게 인사하고 난 숙소로 돌아간다.
숙식노가다의 쟁점은 일도 일인데, 같이 자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다행히 되게 배려심 깊은 행님을 만나 불편 없이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에 검색하니 숙식을 하며 온갖 사람들 때문에 도망간다는 글이 많았다.
실제로 잠깐 있던 현장에선 말이 끊이질 않는 행님, 일 끝나면 무조건 술 마시는 행님, 비흡연자가 있건 없건 실내에서 담배 태우는 행님 등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
숙소는 대부분 3인 1실 정도이고 묵는 곳은 다양하다.
또 세탁기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3개월 차 적어 들어 일은 익숙해졌지만 주 6일의 피로가 계속 쌓이긴 한다.
남는 주말은 여자 친구를 보러 가야 하기에 실제로 축 쉬는 시간은 없는 샘.
하지만 돈을 벌 수 있어서 좋다.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맛있는 것도 전보다 많이 먹는다.
몸도 좋아지고 있다 ㅋㅋㅋ 건강과 잔근육!
적어도 2년, 3년 일하며 돈을 많이 벌어놔야 한다.
피곤해도 난 일하는 기계다 생각하며 다시 일을 나간다. 돈 벌러 왔으니 돈 벌어야지.
https://soodasooda.tistory.com/m/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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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간 정말 빨리 간다. 1월에 건설이수증 발급받고 현장 가서 히헿히ㅣ헤히헿 아무것도 몰라요~ 했을 때가 어제 같은데 슬슬 공구이름과 사용법이 익숙해져 간다. 하지만 아직도 5시 30분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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