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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후기

노가다 8개월차 후기 (금속, 잡철, 조공, 데모도 일용직 후기) 청년의 미래 고민

by 완전노린이 2024. 9. 2.

점점 경력이 쌓여간다.

처음에는 임팩이 뭔지 함마드릴이 뭔지 몰라서, 모른다는 이유 만으로 반장님들에게 많이 혼났다.

아직도 미숙하긴 하지만 공구 이름은 당연히 대부분 숙지했고, 용접과 그라인더질(절단)도 차차 실력이 늘어간다.

하지만 아직 어려운 것이 많은 게 현실!

노가다는 받는 만큼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에 열심히 하는 만큼 단가가 오르는 건 좋지만 그것과 비례하여 책임과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

노가다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공을 잘해야, 나중에 부실공사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

용접을 잘못하거나 날림으로 시공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이 다칠 수 있다.

정말 사명감을 갖고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일이다.

아직 거의 반년 조금 넘게 노가다를 했다.

돈을 택해서 왔고, 내 목표인 1억을 모으기 위해 앞으로 수년은 계속 노가다를 할 생각이다.

솔직히 불안하긴 하다.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며, 많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0대 청년으로서 내가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를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로 고민하고 싶지 않다.

나는 많은 알바와 다양한 직종을 경험해 봤지만 아직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꼭 해야 하는 것 등을 찾지 못했다.

사실, 일이라는 게 내가 좋아하는 모든 조건을 당연히 다 맞춰가며 고를 수 없다.

하지만 내가 그 직종을 가지고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고 비전을 꿈꿀 수 있는지는 분명 중요할 것이다. 아직 그런 일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직 목표가 없어서 방활 할 때 노가다는 참 잘 맞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 힘들기에 잡생각이 없어지고, 돈을 적게 버는 편은 아니기에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돈도 생긴다.

그리고 기술을 배워놓으면 나중에 혹여나 또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을 경우 높은 일당을 받고 일할 수 있다.

정식적으로 팀에 들어가고 반년이 넘어 벌써 8개월 차를 맞이했다.




그동안 곤돌라를 타고 높은 고층 건물 벽을 타며 판을 붙이고, 원형계단을 만들고, 지하로 가서 습기 가득한 곳에서 파이프로 골격을 만들고, 계단 난간을 설치하는 등
많은 일을 했다.

중간중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

잠깐 같이 있게 된 반장님이 성격적으로 너무 안 좋아서 힘들었고, 체격이 작기에 몸을 많이 쓰는 현장이면 그날은 복귀 후 바로 쓰러졌다.

담배연기나 먼지는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였다.

하지만 금융치료는 확실하게 된 것 같다. 일하는 만큼, 열심히 하는 만큼 돈이 들어오고 아점저를 다 챙겨주기 때문에 그것도 컸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단점이 될 수 있겠는데, 바로 잦은 이동이다.

경기도에 있다가도 갑자기 부산에 가거나 청주에 가거나 등등 이래저래 인원이 쪼개지고 겹쳐지고 하며 지역이 바뀐다.

나는 기왕 간 김에 그 지역에 있는 친구를 만나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며 만족하는 중이다.

사람마다 이게 장점으로 될지 단점으로 될지는 성격차이인 것 같다 ㅎㅎ

앞으로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진 모르지만 내 목표를 이루기까진 계속할 것 같다.

중간중간 사람관계나 술문제 등등으로 힘들 때가 찾아오곤 하는데 계속 버티고 있는 중이다.

뭔가 두서없이 마구 적긴 했는데 뭐 하나라도 나같이 노가다를 하는 사람에게 공감이 되거나, 하려는 사람에게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란다.